- 전시명 : 더현대서울 프랑스국립현대미술관전 : 라울 뒤피
- 장소 : 더현대 서울 6F ALT.1
- 기간 : 2023.05.17(수)~2023.09.06(수)
- 입장료 : 성인 20,000원 / 청소년 15,000원 / 어린이 13,000원
- 주최 : 프랑스 퐁피두센터, 더현대서울, 지엔씨미디어
후원 : 주한 프랑스대사관 - 작품수 : 총 130여점, 12개 주제
들어가며 : 라울뒤피전, 어디서 보지?
💡더현대서울 VS 예술의전당 선택 Tip
야수파 작가로 알려져있는 라울 뒤피
현재 서울에서 두 군데의 전시(예술의전당과 더현대서울) 가 진행중입니다.
전시회의 퀄리티는 결정짓는 요소로 전체작품 수, 전시 기획, 주최, 작품의 출처 등이 있을 수 있는데
모든 면들을 고려했을 때 두 전시회의 퀄리티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두 전시의 큰 차이로는 어디서 작품을 가져왔느냐 하는 것일텐데
더현대서울은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 파리국립미술관 소장품이고, 예술의전당은 앙드레말로 미술관, 쥘 세레 미술관, 에드몽 헬라드 컬렉터의 소장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메인 포스터나 홍보 자료등을 보시고 더 끌리는 곳으로 선택하셔도 좋겠습니다.
접근성이 좋아 선택한 더현대서울 전시회
라울뒤피가 정말 마음에 들 경우, 두 전시회 모두 보면 작품을 보다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겠습니다.
6층 ALT.1 에서 티켓팅을 하고 입장을 했습니다.
안내 브로셔는 별다른 내용이 없어 사진만 찍었습니다.
작품에 대한 정보는 더현대서울 앱 오디오가이드를 통해 들을 수 있으니 미리 준비해주세요. (포스팅 최하단 링크 有)
더현대서울 라울뒤피전 대표작 : 전기요정
-관람 방법
메인 포스터에도 활용된 라울뒤피의 역작, 전기요정 입니다.
60*10m 대형 사이즈의 유화 작품으로, 가로가 매우 깁니다.
관람 방법은 오른쪽에서부터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감상하시면 됩니다.
(전시장 내 관람객이 많아 혼잡스러웠는데,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보는 사람까지 있어 순환이 되지 않고 계속 한 곳에만 정체되었네요. 적극적인 관람 방법 안내가 필요해보입니다.)
-작품 속 전기와 관련된 역사적 인물 묘사
파리 전기 공사의 후원으로 작품 의뢰를 받아 홍보용으로 제작되었으며, 작품 속에는 전기와 관련된 위인들과 라울 뒤피만의 스토리를 볼 수 있습니다.
각 인물들 밑에는 이름이 쓰여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있는데요. 전기를 발명한 에디슨부터 정전기를 처음 발견한 탈레스, 전지를 만들었으며 볼트의 어원이 된 인물 볼타, 와트, 유일한 여성과학자인 마리 퀴리 (아래 사진 정중앙 인물) 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전기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사상적으로 후대의 과학자에게 영향을 준 철학가 (아리스토텔레스 등)도 보입니다. 기술발전을 높이 평가하는 글을 쥐고 있는 괴테도 있고요.
-'전기'를 테마로, 인간과 기계의 발달사를 표현
즉, 지금의 전기가 있기까지의 히스토리와 전기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해 낸 역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미술사적으로 라울 뒤피의 개성이 최고조에 이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왼쪽 하단에는 오케스트라 단원의 모습이 보이는데, 악기마다 색을 달리 표현했습니다. 음악가 집안 출신답게 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은 만큼, 각각의 악기에서 나오는 소리를 색으로 찾아 나타내 청각의 시각화를 보여줍니다.
정중앙에서 왼쪽으로 이동해오면 또 다른 그림이 그려져있는데, 위쪽에 그리스로마 신화 인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번개의 상징인 제우스가 상단에 있고 그 하단에 석탄발전소 등의 공장이 있는 것을 보니, 전기 생산의 신비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더현대서울 전시회는 '전기요정' 작품만 사진 촬영이 허가되고, 나머지 작품은 모두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대표작으로 내건 '전기요정' 외에도 라울뒤피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전시를 마치고 나오면 기념품 샵을 마주하게 되는데, 도록에 나온 그림들을 훑어보며 인상깊었던 작품들 소개하겠습니다.
인상파의 영향 : 분홍색 옷을 입은 여인
라울 뒤피 초기 작품에는 인상파 화가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몇몇 보입니다.
그 중 대표작이 바로 '분홍색 옷을 입은 여인' 인데, 배경을 보면 반 고흐의 작품으로 헷갈릴 정도로 노란색과 주황색을 베이스로 한 거친 붓터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라울 뒤피의 작품은 이처럼 시기별로 19~20세기 미술사적 화두인 인상파, 입체파, 야수파의 면모를 모두 지녔습니다.
이번 전시의 첫 주제인 '자화상'에서도 역시 3점의 자화상 모두 다른 기법으로 그려 인상파, 입체파, 야수파적인 그림 특징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시기별로 정말 변화무쌍한 화법을 구사한 인물인데, 이번 더현대서울 전시회에서는 시기별로 구성이 아닌 12개의 주제로 묶어 관람을 할 수 있습니다. 초반에는 최소한의 색채(녹색, 주황) 만을 이용한 작품(마르세유 항국에 정박된 배들)을 보다가 나중에는 강하고 현란한 색상들을 사용한 모습, 그리고 아뜰리에를 주제로 한 작품에서는 붉은 색상 또는 하얀 색을 사용하였으며, 말년에는 검정색에 매력을 느껴 검정을 활용한 작품들을 남겼습니다.
말타는 사람들을 그린 이 그림도 인상깊었습니다. 세밀하고 섬세함과는 거리가 먼 거칠고 간략한 붓터치임에도 작품 앞에 섰을 때 마치 그 경마 현장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통적인 원근법과 거리가 먼 다초점 상태의 인물 묘사는 입체파의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동물 시집 목판화 : 오르페우스 행렬
순수 예술 뿐만 아니라 삽화에 들어갈 작품도 의뢰를 받아 제작했습니다. 이탈리아 작가인 기욤 아폴리네르의 동물 시집에 수록될 그림을 판화로 찍었으며, 코끼리, 표범, 벼룩 등 각각의 동물 판화를 볼 수 있습니다. 이 판화의 특징으로는 정중앙에 주인공인 동물이 임팩트있게 등장하며 그 뒤로 배경의 여백을 두지 않고 오밀 조밀하게 문양을 새겼다는 것입니다.
이 작업들의 영향으로 후에 패션 패브릭에 활용되는 패턴 디자인도 하게 됩니다.
음악을 미술로 표현 : 붉은 바이올린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접했던 라울 뒤피는 음악에 대한 관심이 남다릅니다. 자연스럽게 바이올린 정물화 등을 그리기도 했는데, 색감이 강렬한 게 라울 뒤피 답습니다. 사진으로 찍은 듯한 사실적 화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그림 앞에 서면 실제 바이올린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드네요.
또 다른 바이올린을 주제로 한 그림입니다. 자신이 느끼는 바이올린의 소리에 맞는 색상을 찾아 붉은 색으로 표현했는데요, 과연 어떤 소리였을까 궁금해집니다. 강렬하고 매혹적인 선율의 바이올린 소리를 상상하며 다음 코너로 이동했습니다.
인생 말년 검은색에 꽃히다 : 검은 화물선
바다와 배를 배경으로 한 그림이 분명한데 '파란색'을 사용하지 않은 점이 무척 특이합니다. 처음에는 어두운 밤의 풍경을 그린 것인가 생각했는데, 햇빛으로 인해 가장 눈부시고 강렬하게 빛날 때의 모습을 그린 것이라는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은 실제 본 그대로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 자기 내면에서 한 번 해석된 형상을 표한한 것이기 때문에 검정색으로 표현한 뒤피의 마음 속은 어땠을지 잠시 상상해봤습니다. 죽기 전에 그린 작품이기에 더더욱 인생 노년에 들어 심리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마치며 : 라울뒤피에 대해 입체적으로 알 수 있었던 시간
더현대서울 전시회 사진은 못찍었지만, 기념품 샵에 전시된 액자들을 둘러보며 다시 한 번 이번 전시를 마음속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회화부터 조각, 패브릭, 드로잉, 판화, 습작품들까지 두루 구경할 수 있으며, 대체적으로 강렬하고 과감한 색채와 화법으로 표현된 작품들이 많아 더운 여름 시원하게 작품을 감상하기 좋은 라울뒤피전이었습니다.
포스터 액자에는 전시에 출품되지 않은 작품들도 있습니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전기요정의 하이라이트 장면은 다시 한번 찍어주었습니다.
그림이 정말 예쁘네요. 기념으로 포스터 하나 사서 인테리어 용으로 걸어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올 여름 전시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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