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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로 본 당신이 취업에 실패하는 이유 11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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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 곧 죽습니다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이재가 12번의 죽음과 삶을 경험하게 되는 인생 환승 드라마
시간
금 오후 12:00 (2023-12-15~)
출연
서인국, 박소담, 김지훈, 최시원, 성훈, 김강훈, 장승조, 이재욱, 이도현, 고윤정, 김재욱, 오정세
채널
TVING

 

 

죽어서도 지옥이네..

 

 

웹툰을 원작으로 한 TVING 오리지널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는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생을 마감하는 젊은 청년 ‘이재’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이재는 계속되는 취업 실패로 사랑도, 인생도 포기하게 되는데요. 현실에서 지옥을 느꼈기 때문일까요? 죽어서도 마음 편치 않고 지옥을 보게 됩니다.

 

지옥은 사후 세계에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현재 내가 보고 느끼는 무의식 세계들이 죽음 이후에도 그대로 투영되어 보인다고 생각하는데 드라마에서도 이러한 관점이 반영된 듯합니다.

 

 

이재, 곧 죽습니다

 

 

그렇다면 이재는 왜 자신의 삶을 지옥이라고 느꼈을까요? 드라마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이유는 취업 실패’ 입니다. 취업이 안되니 돈도 못 벌고, 결혼도 못하고, 남들처럼 평탄한 인생을 살기엔 글렀다고 생각한 것인데요. 열심히 준비했지만 교통사고를 목격한 후유증으로 면접을 망치고, 엎친데 덮친 격 코로나로 인해 채용 자체가 줄고..

 

이재는 ‘열심히 해봐야 무슨 소용이야’ ‘또 다시 실패할 게 뻔하겠지’라는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감정이 들었을 것입니다.

 

 

tving 드라마

 

 

열심히 해봐야 무슨 소용이야

 

 

드라마일 뿐이라고 치부하기엔 마음이 불편한 게 현대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들 역시 이재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생이 원래 불확실함의 연속이라고 하지만 코로나, 전쟁, AI의 등장으로 그 불확실성이 증폭되어 불안 요소가 높아졌고, 특히나 이 시기에 연속된 좌절을 겪으면서 자꾸만 남의 인생과 비교하게 된다면 무척이나 괴롭고 외로운 싸움이 될 것입니다.

 

이재의 상황이 참 안됐지만, 열심히만 산 이재가 취업 전에 알았더라면 하는 점들이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채용 전문가가 아니며, 저 역시 취업 광탈했던 경험이 있어 그때 누가 알려줬으면 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1.쓰레기회사를 걸러내는 안목을 키워라

 

이재 곧 죽습니다 배우

 

 

이재가 결정적으로 삶을 포기한 데에는 태강그룹 박태우(그룹 회장 첫째아들)와의 면접에서 ‘칭찬’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실 수도 있는데, 박태우 이사는 상대방의 욕망과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여 그걸 제공한 다음에 영혼을 파괴하는 자입니다. 이재가 그토록 듣고 싶어하는 열정에 대한 인정을 ‘칭찬해 주고’, 다른 사람을 통해 불합격을 시키는데요.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영혼이 무너지는 느낌일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입 밖으로 꺼내는 대부분의 말이 기만 섞인 거짓말이기에 나의 생각과 욕망, 두려움을 드러내지 않는 게 좋습니다. 혹시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들켜 그 사람이 ‘인정’을 준다고 해도, 감정 없는 로봇처럼 대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정은 나 스스로 해주면 그만인 것이지요. 

 

 

태강그룹 면접

 

 

하지만 첫 대면에서 이런 성향을 바로 알아챌수는 없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는 태강그룹에서 빠져나왔어야 합니다. 태강그룹에 지원하지 말라는 여러 시그널들이 있었는데, 이재는 취업 합격에 눈이 멀어 알아채지를 못합니다.

 

박태우 외 다른 면접관들의 태도를 보면 그 회사의 수준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을 무례하게 대하는 회사에 합격한다고 해도 이재는 또 다른 형태의 지옥을 맛볼 것입니다.

 

 

2.취업과 관련된 일을 하라.

 

아르바이트

 

 

이재는 취업 준비하는 동안 취업과 상관없는 알바를 여러 개 뜁니다. 생활비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건 이해하지만, 그래도 생활비만을 위해서 알바를 하기엔 시간이 아깝고 젊습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취업에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3.나에 대해 탐구하라.

 

 

“너 자신을 알라.
- 소크라테스

 

 

사실 2번은 저 역시 취업활동할 때 들었던 피드백입니다만, 그래서 취업에 도움 되는 알바는 어떤 것들인지 알지 못한 채 남들이 많이 하는 알바를 하고, 남들이 많이 지원하는 회사에 말 그대로 지원만 했는데요. 특수한 전공 분야가 없는 이재가 ‘태강 그룹’이라는 유명 대기업에 지원한 것을 봤을 때, 자기 자신이 어떤 업종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강점과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등에 대한 파악 없이 ‘돈’만을 위해 지원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돈을 위해 취업하면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자신의 특성에 대해 탐구하지 않은 채 본인의 결에 맞지 않는 엉뚱한 곳에 시간과 에너지를 썼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4.교류를 통해 자신을 확장하라.

 

이재에게 또 아쉬운 점은 혼자 취업 준비를 했다는 겁니다. 취업하고자 하는 방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정보를 주고받거나,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끼리 심리적 교류를 했다면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취업을 위해 하기 싫은 공부와 알바를 꾸역꾸역 하는 이재에게 경외로운 감탄, ‘호기심’은 없어보입니다. 알바를 하는 일상에서도 유쾌함과 감사함, 보람, 사랑을 느낄 수도 있을텐데 이재에겐 이런 긍정 정서가 결여되어 있습니다. 사람은 긍정적인 감정 상태일 때 호기심을 느끼고 그 호기심이 우리를 밖으로 이끕니다. 그렇게 타인과 교류하여 나를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5.감사하라.

 

 

사람들은 달에 갈 생각만 하느라 자기 발밑에 핀 꽃을 보지 못한다.
-알베르트 슈바이처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인생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정말 하루동안 감사한 게 하나도 없을까요? 이재는 이력서에 쓸 대학 졸업서도 있고, 자기를 응원해 주는 여자친구도 곁에 있으며, 하물며 면접 때 입고 갈 번듯한 양복과 가방도 있고, 아픈데 없이 건강하기까지 합니다. 자칫 자기 위안이나 자기 합리화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진심으로 감사를 느끼면 ‘그래도 이 정도면 살만하다’는 따뜻한 여유로 나를 바라보게 됩니다.

 

 

투자 사기

 

 

이재가 친구에게 전재산을 맡겨 사기를 당한 것도, 어쩌면 현재 갖고 있는 자신의 자원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보물처럼 대한다면, 그 귀한 전재산을 남에게 쉽게 맡길 수 있을까요? 설령 친구를 믿고 투자를 한다고 해도 단계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했다면 전재산을 잃는 일은 막을 수 있었을 겁니다.

 

 

6.남과 비교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지름길이다.

 

이재는 대단한 거 바라지 않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그 또한 비교입니다. 평범한 취업을 통해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평범하게 중산층을 유지하지 못한 사람은 가치가 떨어지는 존재가 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남과 비교하여 자신의 상황을 바라보기보다 나 자신만을 놓고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더 성장했다면 칭찬해 주면 그만입니다.

 

만약에 이재가 취업에 성공했다고 칩시다. 취직을 했다면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 수 있었을까요? 그중에서도 또다시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틀을 만들고, 자신은 그들보다 떨어진다고 불평했을지도 모릅니다. 인생을 수직적인 급이 있는 것으로 보는 게 아니라, 너도 다르고 나도 다르고 각자의 삶이 다른 사람이라고 본다면 남들과 비교하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7.나는 상품이 아니다.

 

 

그들이 당신에게 전문성을 강요하고, 당신이 할 수 있는 일로만 당신을 평가하려 한다고 해서
그것을 삶의 목표로 삼고, 그것이 전부인양 맹목적으로 살아가서는 안된다.
- 열한계단, 채사장

 

 

 

현대 사회는 자기 자신이 ‘상품’이어야 하며 동시에 ‘소비’할 뿐입니다. 취업 시장에서는 다른 지원자를 제치고 나만의 기술, 전문성, 노동이라는 상품을 ‘채용’이라는 공정한 시스템을 통해 제공하여 그 대가로 돈을 받는 것인데요. 자기 자신이 상품이 되는 게 어디 취업뿐이겠습니까.

 

결혼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결혼은 서로의 니즈 달성을 위한 하나의 ‘팀(Team)’입니다. 이재도 역시 자신의 퍼스널리티 상품의 가치가 높아야 그에 준하는 파트너(상품)와 교환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괴로워합니다. 이렇게 현대인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소외되어 있으며, 오직 남보다 앞서야 한다는 목표만 남게 됩니다.

 

 

8.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은 인사담당자도 기피한다

 

모바일 청첩장

 

 

몇몇 장면들을 통해 이재는 착하지만,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 생각도 들었습니다. 친구로부터 청첩장을 받게 되는데 친구에 대한 관심은 1도 없고, 취업 안 되는 자기만 바라봅니다. 친구는 취업해서 잘만 결혼하는데, 자기는 서류 광탈을 하니 진심 어린 축하가 나오기 힘들 수도 있지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재는 자기한테만 관심이 있습니다. 결혼한 친구도 나름대로 우여곡절이 있을 텐데 그런 점은 보지 못하고, 자기 힘든 것에만 괴로워합니다.

 

 

이도현 배우가 연기한 환생캐릭터

 

 

‘이도현’ 배우가 연기한 환생캐릭터에서도 이재는 자기밖에 모릅니다. 역 앞 에스컬레이터에 쓰러진 사람은 왜 쓰러졌을까 하는 일말의 궁금증도 없이 자기 돈 찾는 것만 신경 씁니다. 환생하기 전이나 후나 변함없이 돈만 좇으며, 진짜 자기 인생을 살지 못하고 있습니다.

 

 

9.’나’에서 ‘남’을 바라볼 때 생기는 변화에 주목하라

 

위의 3번에서 나에 대해 알았다면, 그런 내가 세상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재는 본인 돈 벌 목적으로만 취업을 준비했지, 자기가 하는 일이 회사에,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지에 대해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공사장에서 벽돌을 쌓는 인부 2명이 있다고 칩시다. 한 명은 자신의 노동을 시간으로 바꾼다고 생각하며 퇴근시간과 월급날만을 바라보며 일하고, 다른 한 명은 자신이 쌓는 벽돌이 사람들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하며 일합니다.

 

 

일은 단순히 돈만 가져다주는 게 아니지요. 사소한 차이지만, 일을 통해 사람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해 주고,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 생각하며 일하는 사람은 취업에서도 유리합니다. 취업에 실패하더라도 자신이 새로운 일을 만들어내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연봉 협상에 있어서도 자신의 가치를 믿는 만큼 쉽게 타협하지 않습니다.

 

또한 취업을 통해 돈과 반듯한 직장을 얻게 되었더라도 그러한 것들은 언젠가 사라질 수 있는 요소들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대한 당신의 기여는 언제나 남아있습니다.

 

 

💡3번의 나에 대한 탐구와 9번의 세상에 기여하기 방법은 ‘워크디자인’이라는 책에 더 상세히 나와있습니다. 저 역시 이 책을 통해 취업과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요. 취업준비생뿐만 아니라 일을 통해 생존하기를 원하는 사업가, 프리랜서, 예비은퇴자 등도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10.마음이 힘들면 상담을 하자.

 

서인국 연기

 

 

이재는 태강 그룹 면접을 보러 가는 길에 사고 현장을 목격합니다. 직접적인 피해만 없을 뿐이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남게 될 수도 있는 이재 인생에 있어서 ‘큰 사건’입니다. 하지만 이재는 그 정신적 충격을 묻어둔 채 앞만 보고 달립니다. 거의 다 붙은 면접 자리를 놔두고 하늘은 왜 하필이면 이재에게 그런 일을 겪게 했을까요? 참으로 원망스럽고 놀랐을 텐데 그 마음을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재와 같이 일상생활을 하다가 ‘PTSD’를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불이 나면 119, 범죄를 겪으면 112에 전화를 하는 것처럼, PTSD를 겪으면 도움을 요청할 사회 시스템의 활성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저 역시 과거 직장에서 이재와 비슷한 장르의 경험을 하였으며, 당시 고용노동부의 심리안정지원 프로그램을 통한 상담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상담사의 전문성이나 효용성과는 별개로, 누군가가 나를 위해 지원을 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위안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회 지원이 없다면 주변 사람들에게도 최대한 많이 마음을 털어놓는 것이 좋습니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내 얘기를 들어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된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벌어질까? 싶겠지만 이 세상에 겪지 않아도 될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어두울 수 있는 면을 보고 난 후에 밝은 면을 더 잘 볼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이재도 사고 장면을 기억 속에서 잊고 취업에 열중하기보다, 그 사고 때문에 면접을 못 봤던 것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주변사람들에게 널리 공유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이재가 사랑에도 실패한 이유

 

사랑에 실패하는 이유

 

 

이재는 여자친구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교류하지 않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처럼 달콤한 감정은 교류하지만, 자기 내면의 불안과 공포에 대해서는 잘 털어놓지 않는데요. 이는 여자친구가 걱정할까 봐 배려하는 것이 아닙니다.

 

연애할 때는 좋은 감정을 교류하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결혼으로 이어질 때는 부정적인 감정도 함께 공유할 줄 알아야 합니다. 좋은 일만 있지 않고 안 좋은 일도 많은 게 인생인데, 어떻게 좋은 감정만 공유할 수 있을까요? 이 외에도 둘은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피상적인 대화 방식으로 인해 서로에 대해 추측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생기고 결국 사랑도 포기하게 됩니다.

 

 

11.인생의 시야를 넓게 가져라.

 

드물긴 하지만, 좀 덜 성공했더라면, 덜 유명했더라면 더 잘 살 수 있었겠다고 생각 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성공과 실패가 우리 인생 전체에 어떻게 작용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수능을 100점 맞았다고 그 인생이 최종적으로 성공한 것이 아니듯이, 취업 역시 하나의 분기점에 불과합니다. 이재에게 중요한 건 취업 성공 여부가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오늘 내가 더 성장했는지, 세상에 대해 더 감탄하고 깨달은 게 있는지입니다.

 

혹시 아나요? 남들은 잘 경험해보지 못한 ‘7년간의 취업준비’라는 특별한 경험을 통해 ‘이렇게 하니 취업에 실패하더라’라는 취업멘토가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인생은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7년간 취업 준비하는 것을 남들에 비해 떨어지는 거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그런 자신의 상황을 강점과 특이점으로 만들어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취업이 안 되는 데에는 개인만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 구조에도 원인이 있지요. 드라마에서 얘기하는 건 자기 자신을 상실했을 때 그 이후 어떻게 되는가에 주목하고 있고, 그 모습을 12번의 환생 이야기를 통해 보여줍니다.

 

남들처럼 취업하고 결혼해야 한다는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일했지만, 이재는 자신의 삶을 위해 능동적으로 일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 쫓기고 있는 열정의 노예일 뿐입니다. 에리히 프롬은 이런 사람들을 ‘행위자’가 아닌 수동적인 ‘수난자’라고 표현했는데요. 자기 자신에 대해 관심과 애착을 갖고 돌봐야 할 시점에, 자기 자신을 배려하지 않고 외부적 목적(돈, 취업=남들처럼 살고 싶은 마음)만을 추구하여 결과적으로 자기 자신을 공허하게 만들고 좌절시켰습니다.

 

이재가 죽은 이후에 박소담 배우가 연기한 ‘죽음’이라는 캐릭터를 만나게 되는데요. 인간도, 신도 아닌 존재로 묘사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재 자신의 ‘무의식’이라고 해석합니다. 즉 박소담 캐릭터는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내면의 신’이며, 인생을 포기할 때 내면의 신이 나타나 그동안 이재가 애써 보지 않으려고 했던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매우 중요하지만, 더불어 하루하루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이 드라마를 통해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책 정보

 

워크디자인:불안의 시대 어떻게 ‘일’해서 생존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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