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넷플릭스 영화 '로알드 달의 뮤지컬 마틸다' 와 '헝거게임' 시리즈에 나온 악당들을 통해 소시오패스 특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두 영화는 소시오패스를 주제로 한 영화는 아님을 밝힙니다. 그렇지만 반사회성 인격장애를 소재로 만든 '케빈에 대하여' 나 '리플리 증후군', '나를 찾아줘' 등 보다 더욱 보편적이고 현실적인 소시오패스의 특징을 알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되어 두 영화를 예로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정식 예고편에 나온 화면들로만 알려드리며, 스포는 없습니다.
먼저 배우들의 연기력과 화면 연출력, 뮤지컬 영화로써 노래까지 모두 인상깊었던 넷플릭스 영화 '뮤지컬 마틸다' 입니다. 학교에 들어가야 하는 나이인 어린 소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부모는 자신의 딸에게 관심이 없어보입니다. 무관심한 정도가 아니라 자기들의 돈이 조금이라도 자식한테 가는게 아까워하는 무책임한 사람들입니다.
태어날때부터 환영받지 못한 아이.. 방치와 정신적 학대를 받으며 자란 어린 소녀 마틸다가 안쓰러웠습니다. 현실에서라면 정상적으로 성장할 확률이 현저히 낮지만, 다행히도 영화에서는 자기 내면의 슬픔과 분노를 멋진 상상력으로 승화합니다.
부모로부터 받지 못한 칭찬과 위로를 동네 서점 주인으로부터 얻는 주인공 마틸다가 참 짠했는데요. 그 와중에 서점에서 빌려온 책을 찢어버리는 아빠.. ㄷㄷ 아빠는 자식의 머리가 크는 것을 원치 않는 모양입니다.
불운한 유년기를 거쳐 학교에 입학하게 된 마틸다는 인생의 조력자인 '허니' 선생님을 만나게 됩니다. 허니 선생님 역시 유년시절 많은 아픔을 겪어야 했는데요. 겉으로 씩씩하고 멀쩡해보이는 상처입은 마틸다의 내면을 느꼈는지 선생님은 마틸다에게 따뜻하게 대해줍니다.
하지만 학교 안에는 무시무시한 교장 선생이 나오는데, 다음과 같은 소시오패스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영화 속 소시오패스 특징
1. (다소 폭력적인 방식으로) 정보를 통제한다
학교라는 곳이 너무 이상하죠. 공부를 하는 곳이 아닌, 교장을 위해 존재하는 교도소 같습니다. 학생들도 다 어딘가 마음 한 구석에 두려움과 상처가 있어보이는 듯 합니다. 알고보니 교장이 학교 내의 모든 상황을 CCTV로 감시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물론 선생과 직원들까지도요. 자기 말고는 아무도 믿지 못하나봅니다. 주변 돌아가는 사소한 정보들까지 자기의 눈과 귀에 들어오게 하여, 권력을 장악하는 것이 첫번째 특징입니다.
2.사람을 도구화하고 등급화한다.
또한 영화 마틸다에서 교장은 학생들을 '벌레'라고 칭하는데요. 자기는 사람이고 그 외 애들은 벌레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밖에 할 줄 모릅니다. 본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찮은 것들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이는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자기의 목적 달성을 위한 '도구' 로 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영화에서는 이러한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극적인 긴장감을 주지만 현실에서는 사회화가 잘 된 소시오패스들이 많기 때문에 잘 티가 나지 않습니다.
3.거짓말, 심리 조종에 능하다
이번엔 '헝거게임' 시리즈를 살펴보겠습니다. 1~4편까지 상업적으로 히트를 친 영화이며, 최근 '헝거게임 :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가 나와 기대되는 신작 영화중에 하나입니다. 기존에 나온 시리즈들 역시 뮤지컬 마틸다와 마찬가지로 정보를 통제하고, 사람을 도구화하는 등 동일한 요소들이 깔려있습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소시오패스로 추정되는 악당 역시 거짓말과 심리 조종에 능합니다. 소시오패스는 자신의 자아 자체가 '거짓'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말들이 거짓말인데요, 겉으로 들었을 땐 다 맞는 말 같지만, 하나하나 따져보면 그렇지 않다라는 것을 뒤늦게 알 수 있습니다.
4.안좋은 일은 남을 통해 시킨다
영화에서는 뒤늦게라도 자기가 거짓말에 속았다는 걸 알게 되네요. 늦게라도 알아서 다행입니다. 주인공 남자친구의 기억을 왜곡시켜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게 만들었는데요. 그렇게 하여 소시오패스가 원하는 선택과 행동을 하게끔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평판에 안좋은 일은 자신의 손으로 직접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가스라이팅한 도구(사람)들을 이용합니다.
독일의 히틀러가 그랬듯이 본인은 평판 좋은 연설만 하고, 불법적이거나 평판에 좋지 않을 일은 남에게 시켜서 사실상 그 부하들만 나쁜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영화에서 이런 장면은 등장하지 않았지만) 그래놓고 자기는 피해자 코스프레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5.사람들을 갈라놓는다
또한 주변 사람들의 단합을 좋아하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자기처럼 고립되길 원하기 때문에 교묘하게 싸움을 부추깁니다. 혹은 둘 사이를 이간질해 갈라놓기도 합니다. 헝거게임에서 주인공 캣니스와 남자친구를 갈라놓고, 마을 사람들 전체를 갈라놓았듯이요. 소시오패스는 여기 저기 삼각형 대결구도를 만듦으로써 자기의 힘을 키웁니다.
6.쓸데없는 것에 집착한다
또 사소한 것에 집착한다는 점도 소시오패스의 특징입니다. 초콜릿을 훔쳐 먹은 아이에게 인간이 먹지 못할 만큼의 어마무시한 대용량 초코케이크를 먹게하여 복수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중요한 건 왜 초콜릿을 훔쳐먹었는지 잘못을 뉘우치게 하고 용서를 빌게하는 것일텐데, 그것보다 복수에 집착하여 마지막 남은 케이크 한톨까지 다 먹는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7.자기에게 반(反)하는 사람을 용납못한다
소시오패스는 대체적으로 자기애적인 나르시시스트 성향을 띄기 때문에 자신을 찬양하기를 바랍니다. 이를 확인하는 방법은 그의 주장에 '아니오, 싫어요!' 라고 말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자기 주장에 반대한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하는 반면 이들은 '감히, 도구 따위인 네 주제가 위대한 내 앞에서 그런 말을 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는 않지만, 이렇게 자기에게 싫다고 한 사람에게는 보복하거나 제거하려고 합니다.
모두가 교장의 권위에 눌려 아무말도 못하는 와중에 '그건 옳지 않아요!' 라고 용감하게 말하는 마틸다. 교장은 그런 마틸다를 탐탁지 않아하며 없애버리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대'는 '악'보다 강하다
하지만 마틸다에게는 좋은 허니 선생님과 친구들이 있지요. 혼자라면 외롭기 지친 싸움이 될 수 있지만 함께라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허니샘과 마틸다처럼요.
거짓이 난무하고, 서로 속고 속이고 싸우는 상황을 만드는 헝거게임 세계 속에서도요. 현실에서는 영화에서처럼 소시오패스에게 대놓고 '싫다'고 얘기하거나 '활'을 꺼내들며 맞서싸울 수 없지만, 우리는 '악'보다 '선'이 강하다고 믿고, 그런 선이 연대하였을 때의 힘을 느끼며 이겨낼 수 있습니다.
만약 당신의 상황이 헝거게임과 같은 상황에 처해있다면, 연대의 힘을 믿고 진실을 알려고 할 때 서로 뜯고 싸우는 가짜 헝거게임의 세상속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소시오패스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마틸다와 교장의 차이점
아직 소시오패스가 어떻게 탄생하는지에 확실한 연구 결과는 없습니다. 다만 일부 학계에서는 갓난아기와 유아기 시절 양육자의 보호를 받지 못하거나 학대, 방치되는 경우 그 시기에 배워야 할 '수치심' 과 '양심' 기능이 발달하지 못해 성인이 되어서도 아기때의 뇌 구조로 살아간다고 합니다. 인간으로서의 양심이 없는 상태에다가 진정한 사람과의 교류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주변 사람을 도구로 이용하여 자기의 이득만 챙기는 것인데요. 특히나 배려를 중요시하기보다 자기만의 이득을 중요시하는 사회에서는 소시오패스로 성장하기 더 쉽습니다.
뮤지컬 마틸다에 나오는 교장처럼요. 교장의 어렸을 적 성장환경에 대해 영화는 자세히 다루지 않았지만, 젊었을 때 1등 투포환 선수가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했을 거라고는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어렸을 적에도 남들은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자기만 1등을 하면 된다는 인식 속에서 자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데, 어떻게보면 그 작은 아이가 이렇게밖에 진화할 수 없는 환경속에서 자랐을지도 모릅니다.
마틸다는 집에서 버림받은 아이나 다름없는 성장배경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비뚫게 자라거나 소시오패스가 될 수도 있지요. 하지만 마틸다는 동네 작은 서점의 아주머니와 교류하며 정신적 지지를 받습니다. 또 그곳에서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으며, 상상을 하고 자신만의 멋진 세계를 구축해나갑니다. 집에서 학대받는 아이가 건강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데에는 이 서점 아주머니의 역할이 컸을 겁니다. 진심으로 아이의 존재 자체를 환영하며, 아이의 안부를 묻고, 아이가 창작한 소설을 관심있게 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는 교장과 같은 사람을 키우는 사회일까요? 아님 마틸다와 같은 사람을 키우는 사회일까요? 누가 살기 좋은 세상일까요? 오늘 리뷰한 두 영화는 상징과 영화적인 극적인 스토리로 이루어져있지만, 현실판 소시오패스 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껴졌습니다. 우리는 그런 이들도 있다라는 것을 겸허히 인정하고, 또 다른 그런 이들이 나오지 않도록 주변에 따뜻한 관심을 기울여야겠습니다.
*위 소시오패스 특징들이 명제라고 해서, 명제의 역과 대우가 참인 것은 아닙니다. 위 특징들만을 가지고 소시오패스를 판단하는 일반화의 오류는 주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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