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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mind

아티스트 데이트, 어릴적 살던 동네로 귀향 여행 떠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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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데이트

 

 

약 20년만에 어렸을 적 살던 동네를 찾아갔습니다. 상가들만 바뀌었지 건물과 골목의 뼈대는 그 때 그 모습 그대로 변한 게 없어서 반갑기도 하고 놀라웠습니다. 재개발이 아직 안되어서 옛날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어렸을 때 기억이 더 생생하게 떠오를 수 있으니까요.

 

 

어릴적 살던 집

 

 

예전에 살던 집을 다시 찾아간다는 것은 어렸을 때의 나를 돌아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내가 살던 그 집에, 그 마당에, 그 옥상에 수도 없이 걸었던 그 길을 걸으며 다시 와보니, 예전에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어릴적 살던 동네

 

 

나를 돌봐주시던 할머니의 모습, 같이 놀았던 동네 친구들, 피아노학원 선생님, 집 앞 미용실 언니, 담벼락 위를 위태롭게 걸으며 균형을 잘 잡은 나에게 스스로 감탄했던 기억들, 집 앞에서 목놓아라 울었던 기억들.. 모든 순간의 기억이 이 곳에 있습니다.

 

 

어렸을 때 살던 동네

 

 

옥상에 올라가니 옥상에서 뛰놀던 주인 모르는 흰토끼를 발견하고는 신나서 술래잡기했던 기억이 스칩니다. 

 

 

옛날 집

 

 

매주 한 회씩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면서 꼭 와보고 싶었던 예전 살던 동네! 와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릴 때의 기억이 나면서 그때가 그립기도 하고, 어떻게 이런 좁고 낡은 곳에서 살았지 싶습니다. 머릿속으로 떠올렸던 학교 가는 길이, 그리고 동네의 크기가 실제로 와서 걸어보니 생각보다 작더군요. 그 때 당시에는 그렇게 커보였고, 대로변만 건너면 다른 세상으로 이동하는 것처럼 힘겨웠는데 지금 와서 돌아보니 손바닥만한 작은 동네임을 깨달았습니다.

 

 

에전 집 옥상

 

 

왜 예전 살던 동네에 가보고 싶었을까?

어떤 목적이나 일이 있지 않는 한, 예전에 살던 집을 다시 시간을 내어 찾아가기란 쉽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앞만 보며 달려왔던 내가 어렸을 때 마음껏 뛰놀던 공간에 오니 달콤한 선물같았습니다. 나의 무의식과 지금의 정서를 형성하는데 어떤 경험들이 있었나 되돌아보는 계기도 되었고, 내가 잘 아는 동네를 거니며 어디가 어떻게 변했는지 탐색하는 과정이 다리는 아파도 마음만은 휴식의 시간이었습니다. 아마도 앞으로 더 큰 일을 시작하기 전에 나의 과거를 되돌아보며, 꼬맹이였던 내가 잘 성장했다는 사실을 통해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였을지도 모릅니다.

 

 

동네 슈퍼마켓

 

 

동네에 있던 소리샘피아노학원, 스무살 때까지만 해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던 걸로 아는데 지금은 없어졌네요. 내가 잘못한 일이 있을 때에도 언제나 나를 믿어주었던 피아노 선생님. 나를 굳게 믿어주고 지지해주니 바른 생각과 태도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한 권의 피아노 교본 진도가 다 나가면, 책거리파티의 주인공이 되어 모든 수강생들의 축하를 받았던 기억도 스칩니다. 

 

 

내면아이 만나기

 

 

하교 시간에 맞춰 학교 가는 길을 따라가봤습니다.

 

 

학교가는 길

 

 

예전과 다르게 학생들의 수가 적어진 느낌은 기분 탓이 아니겠죠? 대한민국 출생률이 OECD 국가 중 최하위라는 기사의 말이 실감나는 등하교 길입니다.

 

 

아티스트 데이트로 휴식

 

 

아이 있는 집들은 왠만하면 더 좋은 동네로 이사를 가서 키우기 때문에, 낙후된 지역의 학교들은 학생 수가 점점 감소하는 모습입니다.

 

 

아티스트 데이트 리스트

 

 

예전엔 학교가는 언덕길이 경사지게 느껴졌는데, 어른이 된 후 가보니 별 것 아니네요. 키는 그때와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는데, 그만큼 견문과 경험이 넓어져서 작아보이는걸까요?

 

 

모교 방문하기

 

 

학교에서 친구들과 놀았던 기억들, 학원다니며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모교 찾아가기

 

 

예전 그대로 변하지 않고 운영하는 가게들도 소수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 상가들이 바뀌었습니다. 동네 슈퍼가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으로, 과일가게가 마라탕과 탕후루 가게로, 골목길 앞에 있던 커피 자판기는 없어지고 카페가 들어서고.. 

 

 

아티스트 데이트 완료 소감

아티스트 데이트란 줄리아 카메론의 책 '아티스트 웨이'에서 잃어버린 창조성을 회복하기 위해 나의 내면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말합니다. 멋지게 차려입고 혼자 전시회 가기, 공원 걷기, 악기 연주하기, 근사한 레스토랑 가보기 등등의 위시리스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옛날 살던 동네 및 모교 방문은 감회가 새로웠고, 나를 바라보게 되는 시선이 변화했습니다. 그 때 당시 크게 느껴졌던 등교길이 지금 보면 별 거 아닌 것처럼, 지금 느끼는 내 주변 상황들도 먼 미래에 보면 또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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