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인구 600만 시대
당신과 가족의 당뇨 수치는 안녕하신가요? 2020년 대한당뇨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당뇨 인구수는 600만명이 넘습니다. 예전과 다른 점은 더이상 노년층만 걸리는 게 아니라 2030 젊은 세대의 발병률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 30세 이상 당뇨인구 : 600만
- 당뇨전단계 인구 : 1,583만
- 전체 당뇨환자 중 2030대 병원 진료 비율 : 4.8%
20대 사회초년생과 젊은 신혼부부들 사이에서도 당뇨가 나온다는 것인데요. 2030대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을 수 있고, 특히나 당뇨 전단계일 경우 몸으로 나타나는 신호가 거의 없습니다. 젊을수록 당장 어디 아픈 곳이 없기 때문에 기존의 습관대로 지내게 됩니다.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너~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특히 결혼한 부부 사이에서 한 명이 당뇨인일때, 비당뇨인인 배우자는 고민이 깊습니다. 당뇨 당사자가 습관을 개선하려는 변화가 없고, 흐린 눈으로 당뇨를 대한다면 배우자만 미치고 팔짝 뜁니다. 심한 경우 건강에 대한 가치관이 이렇게 달랐나 싶은 생각으로 이혼까지 고려합니다.
비당뇨인이 가져야할 마인드셋 5가지
오늘은 건강 가치관이 달라 괴로워하는 '비당뇨인 배우자'가 참고하면 좋을 삶의 태도에 대해 포스팅 하겠습니다.
1.모든 인간관계는 유효기간이 있다.
평생 함께할 것 같은 배우자지만, 죽을때까지 쭉 같이갈 사람은 나 자신입니다.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나 외의 사람은 타인이며 내가 아닙니다. 즉 아무리 가까운 사람도 내 마음과 같을 수 없으며, 나의 세상이 있듯이 그가 살아가는 세상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주세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런 그와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
현재는 서로의 이익이 맞물려 관계를 맺고 있더라도, 어느 순간 관계의 기능을 다할 때는 서로가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한 때 없으면 안될것던 부부 사이도 꼭 영원해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달콤함만을 취하고 병들고 쓸모없을 땐 버리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인간관계에서 시간상의 유효성에 대해 깨달으면, 지금 그 사람이 건강해야 한다는 집착에 대해 좀 더 너그러워질 수 있습니다. 부부라고 해도 언젠가는 한 명이 먼저 떠날 것이고 결국 남는 건 내 자신이기에, 그동안 스트레스 받은 내 자신을 돌보고 나에게 즐겁게 대합시다.
2.남을 바꾸기보다 내가 바뀌는게 빠르다.
치킨 좀 그만 먹으라고 강요하기보다 내가 건강식으로 먹는 것이 좋습니다. 당뇨는 (의사의 처방과 별개로) 기본적으로 생활습관병이기 때문에, 먹고 자고 생활하는 일상을 바꿔야 합니다. 하지만 태어날때부터 수십년간 가져온 습관을 바꾸기란 쉽지 않죠. 당뇨인 자신보다 그걸 지켜보는 옆에 있는 사람이 더 심란한 이유입니다.
단순히 미용 목적으로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도 자기 관리가 철저한데, 심지어 당뇨에 걸렸는데 자기 관리를 안한다? 몸에 안좋은거 안하고, 몸에 좋은거 하면 되는 건데 노력 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면 분통이 터집니다. 하지만 다 큰 성인에게 아무리 좋은 것이라고 해도,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강요를 당하는 상대방 입장에서는 통제당한다는 부정적인 느낌이 들어 더욱 거부감이 들 것입니다.
때문에 남을 통제하기 보다 내 스스로 변화해야 합니다. 내가 몸에 안좋은 음식 먹지 않고, 좋은 식재료들로 섭취하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과 운동을 하며 스트레스 받지 않는 마음 근육을 키웁니다. 이것이 당뇨인을 가족으로 둔 비당뇨인이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덕분에 내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되죠.
실제로 나부터 건강식을 맛있게 먹으니, 다같이 건강식을 먹는 집안 분위기가 형성됨을 경험했습니다. 물론 수년간의 시간이 걸렸지만요. 사람은 가까이 있는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따라가게 되는 경향이 있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3.말보다 행동이 낫다.
당뇨인에게 합병증이 얼마나 무서운지 아느냐는 말은 그 사람의 당뇨에도, 우리의 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 말을 하는 것은 그만큼 내가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불안과 염려가 되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 과연 상대방을 변화시킬만한 좋은 정보로 적용될까요?
상대방도 역시 병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당장 행동으로 변화하지 않는 것은 익숙한 것이 편안한데서 나오는 귀찮음일 수도 있고 또는 내면 깊은 곳에서 '부정'이라는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부정은 머릿속으로는 진실을 알면서도 인정하는 것이 더 괴롭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부정하려는 것입니다. 그 방식이 마음을 더 편안하게 해주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불안에 떨며 당뇨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병인지 말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차라리 상대방을 진정 위한다면 말하는 것보다 행동하는 것이 낫습니다. 예를 들면 혈당기를 선물하는 것입니다. 선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예상 수치에 대해 내기 게임을 하거나 운동을 같이 하는 식으로 당뇨를 위해 나도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는 실질적으로 당뇨에 도움이 되는 실천 운동법이나 식사법을 알려주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4.우리는 우리다.
당뇨는 생활습관만 고쳐도 어느 정도 회복이 되므로, 의지와 루틴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옆에서 지지하는 사람의 역할이 큽니다. 앞서 1번에서 얘기했듯이 너는 ‘너’, 나는 ‘나’ 도 맞지만, 가족이 아플 때는 ‘우리’ 입니다. 3번에서 얘기한 것처럼 혼자만 힘든 과정 극복해나가는 게 아니라 같이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면 조금 더 자기 몸에 대해 책임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당뇨인이 피해야 하는 음식 많지만, 그 중에서도 크게 건강을 망치는 것이 정제된 설탕과 밀가루, 육류(콜레스테롤 많은 내장 부위), 튀긴 음식입니다.
말로는 당뇨 신경쓰라고 당부하면서 옆에서 케이크를 먹고있다면? 안그래도 먹고 싶은 거 마음대로 못먹어 스트레스 받는데, 그런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아닙니다. 당뇨환자가 먹으면 안되는 음식들은 가급적 눈에 띄는 곳에 두지 않는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사소한 노력들이 당뇨인을 위한 배려이고, 함께 당뇨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의 시작입니다.
5.미래는 원래 불확실하다.
배우자가 당뇨에 걸리면 불안해지는 게 사람 심리입니다. 하지만 미래는 원래 불확실합니다. 나라고 나중에 어디 아프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당뇨가 하루 아침에 걸리는 게 아니라 10~20년간 잘못된 생활 습관이 쌓여 나타난 것처럼, 회복 역시 그와 비슷한 시간이 걸리며, 사람에 따라서 2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불안에 사로잡히기 보다 하루 하루 자신의 삶에 충실히 살아가야 합니다. 알 수 없는 미래를 완전히 통제할 수 없으므로, 그 때마다 상황에 맞게 변화하고 올바르게 대응해나가는 융통성이 필요합니다. 앞서 3번처럼 상대방에게 당뇨의 위험성에 대해 얘기하고 싶을 때, 내 안에 '불안'이라는 감정을 느껴봅니다. 불안한 마음을 가진다고 해서 해결되는 일은 없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왜 이런 노력까지 해야하나?
당뇨인 배우자 때문에 멀쩡한 내가 왜 이런 노력을 해야 하나 싶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그 누구도 아닌 그런 배우자를 곁에 둔 당신의 인생을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앞 문장을 이렇게 바꿔볼 수 있겠습니다.
당뇨인 배우자 덕분에 나 또한 건강과 사랑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
사람마다 고통의 크기와 종류는 제각각이지만, 분명한 건 인간이라면 누구나 저마다의 아픔이 있다는 겁니다. 왜 이런 사람을 가족으로 둬서 고생하느냐의 관점보다, 이런 나의 아픔과 과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초점을 두는 것이 현명한 사람일 것입니다. 가족이 아플수록 현재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보다 좋은 기분을 느끼며 인생을 숙제가 아닌 축제처럼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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